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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준비

준비물

준비물


첫번째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무게'이다.

순례에 관한 숱한 정보와 충고에서 한결같이 권하는 것이 몸무게의 10%이하 또는 최대 10kg 이하의 배낭무게를 권한다. 하지만 이것저것 집어 넣다보면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우선 배낭 자체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남은 것 중 반을 덜어내면 대충 맞다" 라든가

"배낭의 무게는 곧 두려움의 무게 또는 욕심의 무게" 라는 말들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생장을 떠나 첫날 묶게 되는 론세스바예스의 수도원 알베르게에는 필요없는 물건을 남겨두고 가는 곳이 있는데 가지가지 수북하다. 특히 책이 많다.


까미노 관련 사이트에서 취합한 필수 장비리스트


  • 바늘과 실
  • 바지 2벌(지퍼로 반을 잘라낼수 있는 바지 권장)
  • 셔츠 2벌(속건성 등산 셔츠 권장)
  • 플리스 1벌(한여름에도 산속의 새벽은 춥다)
  • 팬티 2장
  • 양말 2켤레
  • 슬리핑백
  • 비옷(판초우의 권장)
  • 샌달(주로 샤워하고 돌아다닐 때 신게 된다. 등산화는 늘 말려야 한다)
  • 선크림
  • 선글래스
  • 모자(둥근 차양이 달린 모자 권장)
  • 세면도구(최소화 할 것. 여자들은 샴푸, 린스가 필요하겠지만 본인은 비누 한토막으로 샤워 빨래 다했다. 가능하다)
  • 스포츠타월(가볍고 빨리 마르는)
  • 진통소염제(맨소래담, 안티푸라민 등)
  • 핸드폰
  • 카메라
  • 귀마개(엄청난 코골이 소리에 놀랄 것이다)
  • 손전등
  • 스위스칼(필수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비행기 탑승때 금지 수하물이 될수도 있다)
  • 모기약(모기 보다 무서운게 베드버그라는 빈대. 현지서 구입하는게 좋다)

실제 내가 가져간 장비

  • 배낭(용량에 관해 의견이 분분한데 대강 40 ~ 50 리터 내외면 무난한 듯)
  • 바지 2벌(둘 다 등산용인데 하나가 지퍼로 반바지 되는 것이라 따로 반바지 필요없었음)
  • 셔츠 4벌(기능성 반팔 티셔츠2벌, 기능성 긴팔 티셔츠1벌, 남방셔츠 1벌)
  • 플리스 1벌
  • 고어텍스 쟈켓 1벌
  • 팬트 3장(1장은 분실)
  • 양말 3켤레(한켤레는 포장 뜯지도 못했다)
  • 쿨맥스양말 2켤레
  • 등산화
  • 샌들(크록스)
  • 슬리핑백(여름용)
  • 판초(딱 한번 사용했다. 유례없는 가뭄 덕분. 하지만 갈리시아 지방은 늘 축축하다)
  • 선크림(첫날 하루 쓰고 안썼다. 귀찮아서)
  • 선글래스(며칠 지나서 알이 빠져 버렸다)
  • 안경
  • 모자(UV 기능 있는 캡)
  • 세면도구(칫솔, 치약, 세숫비누-빨래 겸용)
  • 스포츠타월(좀 작았지만 젖은 채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마른다)
  • 옷핀(걷다가 중국인 상점에서 샀다. 바람 부는 날 빨래 널거나 배낭에 빨래 걸고 다닐 때 요긴)
  • 등산용 손수건(매우 다용도로 사용)
  • 크로스백(숙소에 도착해서 돌아다닐때 지갑이나 카메라 넣고 다녔다.작고 가벼운 놈으로)
  • 맨소래담(1주일도 안되서 다 써버렸다)
  • 바셀린(매우 중요. 매일 아침 출발때, 걷다가 쉴때 발에 골고루 발라준다)
  • 핸드폰
  • 아이패드
  • 카메라(미러리스 Leica X2)
  • 손전등
  • 귀마개(몇번 쓰다가 답답해서 버렸다. 코고는 소리? 당해 봐라)
  • 모기약(베드버그 몸에 바르는것, 침대에 뿌리는 것 두개 샀는데 한번도 안쓰고 바르셀로나에서 남에게 주고 왔다)
  • 등산용 스틱(생장에서 한개만 샀다. 보통 두개를 권장)
  • 필기도구(노트와 펜,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은 진정한 기록매체가 아니란 걸 알았다. 극한상황에서 진실은 매우 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나무그늘 아래서나, 숙소의 2층 침대에 엎드려서 메모할 때, 작은 노트와 펜이 정답이다. 문명의 이기는 문명 근처에서만 갖고 놀아야 한다)


▼ 순례길, 오랜 시간 같이 걸으며 여정을 함께 하다보면 하찮은 '물건'들이 소중해 진다. 

정이 드는거다. 1유로짜리 페트병을 마드리드까지 가져 갔는데 한국까지 가져올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등산스틱은 비행기에 들고 탈수가 없어서 그라나다 공항에 두고 와야 했다. 피스테라의 바위에다가 등산화를 올려 놓고 경배하였다. 드물게 물집 한번 안잡히고 800Km를 데려다 준 공로를 인정해서 무슨 작위라도 내려주고 싶었다. 잘 모시고 있다가 다음번 까미노에서 또 동행할 것이다. 




그외 추가될 수 있는 것들

  • 여성용품(화장은 꿈도 꾸지 마라. 아무도 안 쳐다본다)
  • 물통(걸으면서 계속 물을 보충해야 한다. 나는 생장에서 구입한 패트병을 끝까지 가져갔다)
  • 약(스페인 약국에서 대화하기 힘들다. 한국인들의 경우 정로환을 챙겨오는 경우가 많았다)
  • 음식(고추장, 컵라면, 심지어 깻잎 통조림까지 챙겨오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반대)

무게 얘기로 돌아가 보자.
카메라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좋은 사진을 가져오고 싶은 욕심에 쉽게 DSLR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충 무게 계산을 해봤는데,


카메라(5d MArk II) 811g, 레즈 24-70 803g, Battery 210g 하면 대강 2kg,

거기다가 배낭 2.4kg, 슬리핑백 1.2kg, 아이패드 1.4kg, 아이폰 0.4kg 하면

얘들만 벌써 7.4kg 몸무게 10%를 넘는다. 

샌들, 옷가지, 마실 물 등등 추가되면...

할 수 없이 DSLR를 포기하고 새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했다.

배터리 포함해서 345g 밖에 안나가는 Leica X2



장비, 소지품은 각자가 판단할 몫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신발이다.

운동화만 신고 가거나 샌들을 끌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30일 이상, 800km, 산길 들길 포장 비포장 오르막 내리막 진흙탕길 돌길 소똥길 등등 세상의 모든 길을 체험하게 되는 여정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까미노에서는 발이 보배다. 머리 아파서, 가슴 아파서 포기하는게 아니라 발병이 나서 주저앉게 된다. 그래서 정답은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이고 여기에는 돈을 투자해야 한다.

좋은 등산화를 골라서 한달 정도 신고 돌아다니며 적응해 두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