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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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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31 Fisterra - Santiago Stage#31 Fisterra - Santiago 10.9 India풍의 알베르게 Sol y Lua. '해와 달'이라는 타이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벽화며 장식을 보면 가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때 흰두음식을 먹는 등 exotic하고 히피분위기를 내려고 애쓴다. 인터넷 가이드에 good reports를 보고 찾아왔지만 좀 허풍인 것 같았다. 벽에는 3유로짜리 아침이 7:30부터라고 적여 있었는데 주룩주룩 비내리는 아침 배낭을 꾸려 뭣좀 먹을까하고 내려오니 호스피탈레로를 비롯해 개미새끼 한마리 움직임이 없었다. 부엌마저 굳게 잠겨 있어 물 한모금 마시지 못했다 영화 "The Way"에서 등장했던 Muxia에 굳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비까지 내려서 따뜻한 목..
Stage#30 Santiago - Fisterra Stage#30 Santiago - Fisterra 10.8로마인들은 이곳이 세상의 끝이라 믿었다. 그래서 부른 이름이 "Finis Terrae" 다시 배낭을 짊어진다.기분 좋은 느낌.배낭을 메어야 제 속도로 걸을 수 있는 것 같다.비가 내렸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야 Fisterra행이 12시가 아니라 1시이며(호텔에서 준 시간표는 토요일용) 좌석지정이 아니라서 일찍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Fisterra(피스테라)와 Finisterre(피니스테라)는 같은 지명이다.두가지 스토리가 있다. 하나, 야곱성인이 예루살렘에서 순교를 당한 후 제자들이 그 시신을 수습해서 배를 타고 산티아고로 갔는데 그때 도착한 항구가 Fiaterra 또는 Muxia이다. 둘, 옛날 유럽사람들이 지구의 끝(땅끝마을)이..
Stage#29 Arzua - Santiago de Compostela Stage#29 Arzua - Santiago de CompostelaThe Day @ Satiago Arzua를 출발할 땐 Monte de Gozo가 목표였다.Eroski의 루트제안에 따르면 Arzua에서 Pedrouzo까지 가서(19km) 숨을 고른 다음 이틀째 20km를 걸어 Santiago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천되어 있었다. 하지만 Pedrouzo는 별 특징이 없는 장소이고 마지막날 20km 걷느니 교황방문 기념탑이 있고 Santiago 지척에다가 마지막 캠프를 두는게 어떨까 생각했다. 그게 힘들면 그보다 더 전에, 10km 쯤 남기고 한숨 죽였다 월요일 입성하리라 생각했었는데 19Km 전방 information의 호스피딸레로 Pedro가 자기는 Monte de Gozo 싫어한다며 Santiago..
Stage#28 Mato - Arzua Stage#28 Mato - Arzua 10.6 어제 저녁. Casa Domingo에서의 만찬은 환상이었다.회사단체로 보이는 Spain Group과 같이 어울려 저녁을 했는데 Galicia의 전통음식에 대해 설명도 듣고 같이 웃고 떠들며 즐겁게 보냈다. Highlight는 남자주인이 직접 마녀의상을 입고 전통주 queimada에 불을 붙이고 하는 마녀추방의식. 소품과 의상도 그럴 듯하고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뜻밖에 횡재한 느낌. 안주인 Ana가 잃어버린 iPad를 찾기 위해 애써준데가다 모든 게스트들이 Coreano를 따뜻이 대해줘서 기분좋은 저녁. 문제는 취침.모두 여자라서 조용한 밤을 기대했었는데 Sinora#1은 밤새 코골고 Sinora#2는 밤새 코풀어 대는 통에 괴로왔다.여자가 그렇게 엄청 ..
Stage#27 Portomarin - Mato Stage#27 Portomarin - (Palas de Rei) - Mato 10.5 Portomarin을 출발하면서 JK 같이 걸었다. JK를 보내자 Arpad가 동행이 된다. 어제는 온종일 혼자 걸었는데 오늘은 계속 누군가와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말이 많아지면 힘이 더 든다. 영어를 쓰면 더 그렇다.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다 안개속의 일출을 만난다. 많은 순례자들이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낸다. 내눈에는 떠오르는 태양보다 안개 속을 걸어오는 점점 순례자들이 그림이 좋았다. 그런데 걸으며 망설이다보니 해가 뜨고 안개가 걷혀 버린다. 때는 다시 만나기 힘들다. ▼멀리 앞서 가던 이오상을 따라 잡았다.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다가 "이오상!" 부르자 마자 셔터를 눌렀다. 암만봐도 골프선수 미야자..
Stage#26 Samos - Portomarin Stage#26 Samos - Portomarin 10.4 처음으로 8시 넘어서 출발.(8:08)사방이 훤하여 훨씬 편하게 마을을 빠져 나간다.도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니 슈퍼마켓 문을 열어두었다. 이른 아침에 드문 일이다. 사과와 토마토를 챙겨둔다. Samos는 Triacastela에서 갈라지는 두가지 루트중에서 남쪽 더 먼 우회로상에 있다. 북쪽 San Xil을 경유하는 길은 6.5km가 짧지만 Samos의 수도원때문이라도 남쪽 루트를 권하고 싶다. 다만 계속 이어지는 차도 옆길은 좀 지치게 만든다. 두 갈래길은 Sarria에서 만난다. ▼메세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의 Galicia를 만난다. 초록 목초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산하가 한가롭다.서쪽 Satiago로 향해 걷기때문에 매일 아침해를 등지게 된다..
Stage#25 O Cebreiro - Samos Stage#25 O Cebreiro - Samos 10.3 새벽에 길을 나선다.칠흑같은 어둠의 산속이라 시계 제로. 비와 안개때문에 하산하는 일이 더디다.다행히 Leon의 중국가게에서 산 후래쉬용 배터리가 하룻만에 닳아버려서 고생했는데 어제 기념품가게에서 배터리 구해두어 밤길을 나설 수 있었다. ▼비가 내린다.비와 안개, 구름 속에서 숙취를 씻어낸다.구름 사이로 달빛이 새어나오는 가 싶더니 이내 사리지고 빗발이 굵어졌다.판초를 처음 꺼내 입는다. 배가 고프다.Alto de Poio에 이르러 어둠속에서 Pelegrino 동상을 찍어보지만 그림이 될리 없다. ▼전형적인 갈리시아의 날씨다. 비, 안개, 소나기, 천둥. 목장, 소떼, 양떼, 닭과 개 하루종일 하산하는 것 같다. 경사가 심한 곳에선 허벅지 근육통..
Stage#24 Pereje - O Cebreiro Stage#24 Pereje - O Cebreiro 10.2 오늘은 모든 가이드 자료에서 경고한 '함든 하루'가 될 것이다.프랑스길에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고 비가 잦으며 변화무쌍한 갈리시아(Galicia) 지방으로 들어선다. Pereje를 나오면서 지루한 새벽길.고속도로 또는 국도를 따라 걸어가는데 가드레일에 바짝 붙어 깜깜한 길을 가는게 시야를 전혀 확보할 수 없어서 좀 걱정스러웠다. 이렇게 어두울 때는 아스팔트가 낫다. 말없이 따로 걷다 잠시 동행의 의미를 생각했다. 그렇다고 새벽부터 할 얘기도 없다. 막막함으로 '힘든 하루'가 시작된다. ▼처음 만난 문명, 고속도로 휴게소(트럭휴게소이다)가 그래서 반가왔다(Trabadelo)Cafe con Leche와 츄로스, YS는 이번에야말로 자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