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Leon

Leon

Leon 9.27


Albergue Ademar에서 (쫓겨)나와 베네딕트수도원의 알베르게로 옮겼다.

숙취.


▼Burger King 매장에 앉아 있다.

햄버거와 콜라, 프렌치프라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겉옷이 두터워졌다. 한국 청년 두명이 들어온다. 잠시 후면 YS가 핸드폰을 찾으러 올 것이다.


▼Ademar를 다시 찾긴 싫었지만 그대로 넘어갈 수 없어서 일단 부딫져 보기로 했다. 못된 관리인과 신경전 벌이다가 경찰에 '도난신고' 하겠다고 협박하니 잠시 기다려 보랜다. 이리저리 전화하더니 핸드폰이 무슨 색깔이냐 물어온다. 근데 묻는 폼이 웃겼다. 무슨 스무고개 하듯이 애교까지 떨어댄다. 핸드폰, 쟈켓을 찾았다고 연락하자 YS, JK가 한달음에 택시 타고 와서 다시 재회. 헤어지기 정말 힘들구나. Leon은 숙취 속에 묻어 둘수 밖에 없었다.



▼산타마리아 광장은 정감어린 곳이다. 알베르게의 커다란 현관문을 나서니 넓은 광장엔 한가한 순례자들이 기타와 우쿨렐라로 쨈을 벌인다. 그래 오늘은 어차피 휴일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멀거니 거리를 바라본다.

막 도착한 한국인 순례자 한사람이 심하게 베드버그에 물렸다. 그런데 알베르게 입장이 거절되었는데 본인은 이미 베드버그는 다 퇴치되었고 나아가는 중이라고 내게 와서 대신 얘기를 해달랜다. 영어때문에 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다행히 해결되긴 했는데 까미노에서 베드버그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알베에서 덴마크 청년 Mikkel과 MJ를 다시 만난다. MJ는 무거운 배낭에도 불구하고 훨씬 좋아보였다. 


걷지 않은 날. 휴일이라 생각했는데 잠자리 들기전 알게 되었다. 

벌 받은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