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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Stage#17 Terradillos - El Burgo Ranero

Stage#17 Terradillos - El Burgo Ranero

Stage#17 Terradillos - El Burgo Ranero 30.6km 9.24 


새벽에 facetime을 할 수 있었다. 지환이의 Piano를 잠시 듣는다.

밤새 폭우와 강풍에다가 Canadian Dexter의 줄기찬 코골이 덕에 잠을 설쳤다.

예슬, 준기와 함께 걸으며 예배를 보았다(마태복음 7장) 그들이 새벽별 사진을 좋아하길래 실루엣 한커트씩.




▼Shagun은 제법 큰 도시인데 다른 루트와 합쳐지는 곳이라 못보던 얼굴들이 갑자기 늘어나기도 한다. 문을 연 마켓이 있어서 사과와 빵을 사서 푸짐한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 인사한 아일랜드 모녀와 같이 조찬.



▼30km는 하루권장량 24km와 꽤 차이가 난다. 후반이 되면 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발바닥에서 불이나다. 오늘은 종일 도로를 따라 걸어서 더 힘들었는데 도착한 이곳은 황량하기 이를데 없다. 마을을 둘러보다 창너머에서 뭔가 저녁준비 하는 한국여대생 DB와 HR을 만난다. 양파를 써는 HR이 연신 눈물을 흘리는게 MT 온 신입생이다. 카메라 앞에서 한국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V 사인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필리핀에서는 손가락 V 만들어서 턱에 갖다 대었다. 예외없이.


▼동네 Bar에 들어가니 Wine Gang들이 먼저 죽치고 있다. 와인과 연어스테이크 두접시를 기증하고 합류. 

Jonhy는 독일 Sandra와의 거리가 많이 가까와 보인다. 원래 동행하던 다른 코뚫이는 보이지 않는다.

스페인 노인은 데드마스크처럼 앉아 있었는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바디랭귀지를 하니까 느닷없이 신이 났다. Andrew가 내 카메라를 빌려서 Sarah와 같이 포즈를 취하게 하자 노인의 오버액션때문에 그녀가 고전한다.

JK와 YS 셋이 함께 나가서 슈페르메르카도에서 장을 보았다. 스파게티 통조림생선 등으로 푸짐한 저녁. 

와인 코르크를 따지 못해 고전하고 있었는데 다른 순례자가 도와주어서 박수.

침대가 없어 가까스로 구한 허술한 나무집(Hut)에서 자는데 밤새 어떻게 바람이 부는지 오두막이 날아갈까봐 불안했다.




오늘이 Daisy와 Greg의 첫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축하해주지 못했다.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

바람과 함꼐 온도도 급강하. 처음으로 떨면서 자게 된다.

내일은 더 추워질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