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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Stage#15 Boadilla - Carrion

Stage#15 Boadilla - Carrion

Stage#15 Boadilla - Carrion 9.22


수로를(Canal de Castilla) 따라 있는 제방의 포플러 가로수 사이로 새벽별의 Camino de Compostela를 걷는다.

아이폰의 Gospel을 들으며 기도한다. 가족들을 생각한다. 이래서 혼자가 좋다. 이내 미명을 맞이한다. 

수로제방을 가로 지르는 작은댐을 넘어가면 Fromista에 이른다.

병원, 우체국이 있는 마을. 거리의 환한 가로등 곁에 Bar가 있다. 

목동부부와 조우. 샘에서 물한모금 하고 떠나려는데 예슬, 준기가 도착.


▼까미노에서의 샘은 장식품이 아니다. 건조한 날씨탓에 쉽게 갈증이 오고, 배는 고파도 견딘다지만 탈수는 위험할 수도 있기때문에 늘 물을 보충해 두어야 한다. 매번 생수 사먹는 사치는 순례자답지 못하다. 메세타는 수질이 괜찮은 편이라 물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다만 갈라시아 지방에서는 물을 사먹는게 좋다고 한다.




▼이 Wine Gang들은 늘 집단행동인데 아주 오래 쉬고 무지 빨리 걷는다. 특히 독일에서 온 Sandra는 거의 뛰다시피 걷는데 그녀는 철인3종경기 선수. 이때까지만해도 Sandra는 주로 혼자였는데 나중에는 Johny가 껌처럼 붙어지낸다. Andrew와 Sarah는 이미 풍선껌이고. Rupert는 늘 행복한 Solo.


▼브라질에서 온 Jamil을 다시 만난다. 

Revanga de Campos에서 양말을 벗는다. 반을 걸었다. 늘 그렇듯 마지막 5km가 피곤하다.


▼Carrion은 꽤 규모있는 마을이다. 미리 봐두었던 Parish Albergue를 찾았다. 이곳은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수도원 건물 일부를 개조하여 순례자 숙소로 쓰는 곳이다. Sister Amaya가 친절하게 맞이해 준다.

6:30 Music Together, 8:00 Massa, 9:00 Dinner 프로그램을 프린트하여 입구에서 나누어 준다. 미사에 서프라이즈가 있을테니 꼭 참석하라는 Amaya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반드시 보내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준다.


마을을 한바퀴 돌고 Bar에서 맥주와 Tapas로 요기. 성당 정문과 마주보는 Bar에서는 Adele의 노래가 나온다.

그 앞에서 Wine Gang들이 마시고 있었는데 루퍼트는 마주칠 때마다 Drink를 외친다.


▼수녀들과의 저녁식사.

수녀들이 sing along과 sharing을 주도한다. 먼저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고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얘기한다. 물론 영어다. DB와 HR이 영어와 상당히 적대적인 관계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격려의 박수를 보내준다. 다들 자기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수녀들이 부르는 노래중 알아 들을 수 있는 것도 가끔 있다. "콰타나메라" "Que Sara"는 익숙하다. 트란실베이니아에서 온 Arpad는 자기네 민요를 불렀고 목동아줌마는 하모니카 연주로 박수를 받았다.

매우 소박한 저녁식사도 준비되었다. 한국 순례자들이 4유로씩 걷어서 목동아줌마들이 닭도리탕을 만들었는데 모두 다 감동.  




▼성당의 미사에 참석했는데 미사가 끝나고 순례자들을 따로 불러 축복해 주었다.

Austrailia의 Jaque가 울음을 터뜨렸다. 비록 캐톨릭 비지니스라 한들 어떠랴. 각자의 사연 안고 이 먼곳을 걷는 이들에게 살찐 신부님이거나 깡마른 수녀님이거나 하나님의 이름으로 위로받고 축복받는다는게 얼마나 큰 감동인지 우리는 안다.

신부님이 순례자들만 남게 해서 따로 축복멘트를 하고 일일이 한명씩 종이로 만든 다비드의 별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의식을 진행했다. 지갑 속에 간직하였다. 의미, 상징은 부여되는 것이다.




중요한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Camino식 정신통일 수련이 아직 덜 되었다. 파올로 코엘료를 다시 읽는다. 

Camino에서의 생각을 capture해둘 필요가 있다.

Scenario, 가족, 서울의 일, video clip and share ...

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