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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유래

산티아고



일반적으로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이름으로 알려져있다.

아무 생각없이 구글링하면 정보오류의 바다에 풍덩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순례길 산티아고의 정식 이름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인데 스페인 북서부의 도시 이름이다. “별이 빛나는 산티아고”에서 “산티아고”라는 말의 어원을 잠시 살펴보자.

 

산티아고(Santiago)는 성 야곱(Saint Jacob), 산디에고(Sandiego), St. James, Saint Jean(쌩장), Saint Jaque와 모두 같은 사람의 이름이다. 야곱=이야곱=제이콥 까지는 이해가 쉬운데 그게 제임스로 읽혀지는 것은 좀 의아하다. 히브리어를 그리스어로 번역하고 로마식으로 발음하고 하는 과정에서 Y가 IA가 되고 I는 J가 되고... 음운학상 뭔가 심한 꺽임이 있었나보다 까지만 이해하자. 


성경에는 야곱이 무지 많다. 구약에 나오는 야곱과 신약의 야곱은 아주 다른 인물인데 우리의 길잡이 수호성인 야곱은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명으로 그분이 순례길 산티아고의 주인공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야곱이 물고기 잡다가 예수님의 부름으로 제자가 된다. 그는 성질이 괄괄하여 '천둥의 아들(Son of Thunder)'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다 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니 열두제자들이 일제히 도망갔는데 야곱은 스페인으로 달아났다. 선교를 목적으로 스페인북부를 두루 다니었으나 선교는 실패하고(일곱명 선교했다는 설도 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서기 44년) 귀국하자마자 헤롯왕에게 잡혀 고문당하고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시게 되는데(사도 중 순교 1호)   왕은 그의 시신을 매장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야심을 틈타 야곱의 제자들이 그의 시신을 수습해서 석관을 배에 싣고 스페인 해안을 따라 멀리멀리 떠나 보냈다.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813년 어느날,

은자 Pelayo는 들판을 거닐다가 숲속으로 부터 음악소리와 함께 매우 밝은 빛을 목격하게 된다.이 빛나는 곳을 가리켜 라틴어로 “Campus Stellae” 즉 “별들의 벌판”이라 불렀는데 이게 나중에 Compostela가 되었다 한다. 하여간 그 소식을 들은 주교 Teodomiro가 즉각 조사에 착수하여 그곳에서 사도의 무덤이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알폰소2세가 산티아고를 자신의 왕국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그 별이 빛나던 들판에 교회를 짓게 함으로서 오늘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탄생하게 된다.


12세기가 되자 교황 알렉산더3세는 이곳 산티아고를 예루살렘, 로마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지로 정식 선포하고 13세기에는 교황 칼리쓰토2세가 성년에 산티아고에 가는 순례자는 모든 죄의 사함을 받는다고 선포하자 순례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게 된다. 순례길따라 마을이 생겨나고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사단들이 모여들어 곳곳에 성을 쌓기도 하면서 도처에 교회와 중세의 마을이 생겨나게 되어 지금에 이른다. 성년(Holy Year, El Año Santo)는 사도 야곱축일인 7월25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해를 말하는데 이때는 카톨릭 성도들이 엄청 모여들기 때문에 숙박전쟁이 나고 다니기도 불편하다고 하니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야곱성인은 스페인에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전쟁이 한참일 때 수호성인으로 가끔 백마타고 나타나서 이슬람군대를 무찔렀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니까 이분은 예수님제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스페인까지 다녀오셨으나 선교는 실패하고 제일 먼저 순교하신 바람에 딱히 업적은 없이 주로 전설 속에서 활약하시다가 사후에 산티아고성당에 유해가 안치된 걸로 주장하는 교황의 선포 이후에 매우 유명해지신거다. 실제 순례길따라 수많은 야곱의 동상, 그림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대중과 가까이 접촉하며 인기 많은 사도가 또 있을까? 


▼Samos를 빠져 나오는 아침에 만나는 산티아고(야곱 성인) 동상. 이길의 순례자 1호. 순례길 곳곳에서 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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