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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발이 보배다



여러 가이드 지침에 따르면 까미노 초반 5일을 조심하라고 한다. 평시에 운동을 많이 하고 등산이나 트레킹 경험이 많은 사람이면 몰라도 대부분이 여섯시간, 여덟시간의 걷기에 쉽게 지친다. 특히 발에 탈이 많이 난다. 발병은 부위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발바닥, 발목, 발가락, 무릎(정강이가 탈나는 경우는 못봤다) 중에 사람에 따라 제각각 다른 부위에 탈이 난다. 가장 많이 고생하는게 발바닥이다. 물집이 잡히는게 대부분인데 이게 심해지면 까미노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Zubiri - Pamplona 구간에서 한국인 프랑스 아줌마가 장본인이다. 난 군에 있을 때 행군만 나가면 물집이 잽혔다. 어떤땐 물집이 500원짜리 동전보다 크길래 신기해서 몰랑몰랑 만지며 논 적도 있다. 물집 터뜨리고 피나고 또 걷고 하다보면 감염되는 수도 있다. 최악이다. 까미노를 가다보면 병원이나 약국도 있고 어떤 알베르게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치료해 주기도 한다. 물론 예방, 준비가 최선이다.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배운 물집방지대책.

1. 신발
자신의 발에 맞는 등산화 선택. 가게에서 살 때는 양쪽 다 신고 매장을 한참 걸어본 후에 결정한다. 두꺼운 양말을 감안해서 약간 큰 사이즈가(0.5~1) 적당하다. 운동화만 신고 걷는 사람도 있고 샌들 신어도 된다고 큰소리 치는 사람도 있다. 800km 걷는 동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길이란 길은 거의 다 체험해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바닥이 딱딱한 경등산화를 추천한다. 가벼운게 좋고 이왕이면 고어텍스 비브람이면 더 편하다. 갈리시아에는 비가 많아서 길이 미끄럽다.

2. 깔창
등산화에 깔려 나오는 깔창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마다 발바닥 모양이 다 다르다. 특히 평발인 사람들은 장기간의 도보에 무리가 온다. 체중을 분산시켜서 발바닥의 부담을 줄여주는 깔창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컴퓨터로 발모양를 측정해서 알맞는 깔창을 골라주는 곳도 있다.

3. 양말
등산양말은 좋은 놈으로 장만해야 삼사십일 매일 빨아도 원형이 유지된다. 날씨가 더워도 장거리용 두툼한 등산양말을 준비해야 한다. 중요한건 라이너. 실크나 나이롱으로 된 얇은 양말을 안에 신고 등산양말을 신는게 좋다. 이 경우 표면이 거친 등산양말이 직접 피부를 자극하지 않게 되어 발바닥이 편안해 진다. 많은 사람들이 라이너의 존재를 모른다.

4. 바세린
새벽에 출발하기전 발바닥에 골고루 바른다. 걷다가 쉴 때 또 발라준다.

5. 휴식과 건조
이게 제일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물집은 발바닥 표피와 안쪽 살 사이에 물이 고이는 것다. 그러니까 발에 땀 나서 생긴 현상이니까 자주 말려주는게 제일 좋다. 최소 두시간에 한번씩 휴식할 것을 권한다. 휴식때는 신발, 양말 완전히 벗고 발과 양말을 충분히 말려주도록.

사람에 따라서는 뒷마실 가듯 아무렇게나 가도 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 본인의 책임이다. 다만 발병이 나면 까미노의 즐거움, 까미노의 행복이라는 본래의 목적이 많이 흐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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